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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웨이브파크 서핑 후기: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야

2020년 초에 제주 이호테우 해변에서 서핑 레슨을 한 번 받고, 서핑을 잊고 산지 3년이 지났다. 그때는 제주 올레길 걷는 도중에 '인생에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 서핑 레슨을 신청했다. 첫 번째이자 마지막이었던 이호테우 서핑은 생각보다 물살에 버티는 게 힘들었고, 보드를 옮기는 것도 너무 무겁고 힘들었다. 파도를 잡아 겨우 올라가면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버티지 못하고 떨어졌다. 물속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그때 당시 체력이 많이 아쉬웠다. 조금 더 체력이 좋았다면..! 더 재밌게 잘 탈 수 있을 텐데.. 그때 다짐한 건 체력을 강화하고, 다시 서핑에 도전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헬스와 많이 친해졌고, 체력도 전 보다 좋아졌다. 느긋한 금요일, 시흥 웨이브파크로 두 번째 서핑을 하러 갔다!

시흥 웨이브파크 후기


웨이브파크 가는 길&주차

시흥으로 가는 길에는 화물차가 많았다. 인천항(?)으로 가는 길은 막혔는데, 그 옆에 시흥으로 가는 길은 뚫려서 슥슥 요령껏 우측으로 빠졌더니 시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웨이브파크는 생각보다 안 쪽에 있었는데, 건물 사이에 숨어 있어서 '여기에 워터파크가 있다고?!' 했는데, 티맵 선생님 말 잘 따라가니 어느새 도착했다.

금요일 점심시간 때에 가서 그런지 주차 자리는 여유롭였고, 주차는 서핑이 다 끝나고 티켓 판매하는 곳에서 무료로 정산해 주셨다. 

파란 하늘웨이브파크 실내웨이브파크 실내
웨이브파크

웨이브파크 첫인상

9월 말, 금요일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좋았다. 시설은 캐리비안베이보다 깔끔하다고 생각했고, 직원 분들도 친절했다. '레슨 받으러 오셨나요~? 신발 갈아 신고, 저기 렌털샵에서 사이즈 맞는 옷 받으시고, 옷 갈아입고 입장하시면 됩니다!', 나는 55 사이즈라고 말씀드렸고, 청록색(?) 옷을 받았다. 다시 보니 초록색 옷이었다. 그리고 사이즈는 4. 입고 벗을 때 너무 힘들었다. 안 그래도 사이즈가 조금 작게 나오는 것 같았는데, 내 어깨를 감당하기에는 사이즈 4는 작았다. 레슨 받으러 오신 분들을 보니 서핑복 사이즈는 4 또는 6인 것 같았다. 5에 맞는 색은 찾을 수 없었다. 

웨이브 파크서핑복 사이즈웨이브파크
웨이브파크 후기

아쿠아슈즈를 따로 챙겨가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걸을만했다. 오히려 아쿠아슈즈 가져갔으면 계속 자율 보관함에만 보관했을 듯하다. 탈의실에서 나와서 물을 봤는데, 너무 시원하고 예뻤다. 물 색이 정말 맑고, 백사장은 아니지만 색은 백사장이 있는 해변 같았다. 물은 적당히 시원했고, 햇볕이 따뜻해서 서핑하기 좋은 날이었다. 리프 쪽에서 서핑을 멋있게 하는 분들을 보니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웨이브파크 초급 레슨 후기

레슨은 12시 레슨으로 예매했고, 레슨 시작은 12:30 쯤 시작됐다. 서핑 보드를 탈 때 필요한 단어와 자세를 배웠고, 안전 규칙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인데, 웨이브파크는 '워터파크'가 아니라 '실내 체육시설'이라는 사실! 그래서 안전에 더욱 철저한 것 같았다.

소프트 보드를 들고 베이로 이동했다. 소프트 보드는 20kg 정도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들고 이동할 때 힘이 조금 빠졌다. 물속에서는 보드 자체의 무게는 줄었지만, 물살을 버텨야 해서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선생님, 물살을 버티는 게 너무 힘듭니다'

'버텨야 합니다'

'넵'

첫 파도가 제일 강하고, 점점 약해졌다. 어느 타이밍에 탈지 정하는 게 어려웠다. 강한 파도는 속도가 빨라서 중심을 잡기 어려웠고, 느린 파도는 힘이 실리지 않아 일어서기 전에 파도가 사라졌다. 수많은 시도를 했는데, 나는 20% 확률로 일어날 수 있었다. 길게 끝까지 간 건 1번이었다. 

이호테우 서핑 레슨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체계적인 느낌을 받았고, 파도가 주기적으로 오기 때문에 연습하기 좋았다. (자연 파도는 어떤 파도가 올지 몰라 계속 기다려야 했다) 난이도가 시간대별로 유지되기 때문에 초보가 연습하러 오기에 좋다고 생각했다. 연습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이라도 깔끔하게 일어서기를 성공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웨이브파크 정원분식

12시 레슨이 끝나고, 정원 분식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세 명이서 부대 떡볶이, 라면사리 추가, 진미채김밥, 몬테크리스토 2pc, 라면을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해서 3만 원이 안되게 나왔다. 엄청 비쌀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아서 놀랐다.  

정원분식

부대 떡볶이는 부대찌개+떡볶이 조합이었다.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햄이 있었고, 슬라이스 치즈가 듬뿍 올라가서 맛있었다. 라면은 파가 싱싱해서 좋았다. 파 먹는 맛으로 라면을 먹었고, 진미채 스팸사각김밥은 평범한 맛이었다. 몬테크리스토는 처음 먹어봤는데, 같이 주신 크림치즈+블루베리잼 조합도 좋았고, 겉은 튀겨진 느낌이라 멘보샤 식감이었다. 내 입맛에는 맛있었다! 

정원분식

라면과 떡볶이는 평소 많이 안 먹는 편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다. 그래서 셋이서 갔는데 남겼다 ㅠ.ㅠ 라면 사리를 주문한 게 컸던 것 같다. 이번 식사에서 기억나는 맛은 '살짝 녹은 치즈가 뭍은 떡볶이 속 양파', '라면의 파', '몬테크리스토의 크림치즈 블루베리잼 맛'. 3만 원에 아주 행복한 식사였다. 다만 식당 형태인데 1회 용품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웨이브파크 자유 서핑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 너무 아쉬워서 자유 서핑을 추가했다. 비용은 인당 4만 원 + 보드 렌탈비 8천 원 정도. 3시~4시 파도는 다행히 초보가 가도 괜찮은 파도였다. 분식 파워를 다 써서 최선을 다해야지!!

웨이브파크

선생님 없이 혼자 타는 서핑은 힘도 빠진 상태여서 힘들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 세션이 끝났다. 마지막 파도라고 들었을 때, 최선을 다해서 물살을 거슬러갔고, 세 번째 파도에 몸을 실어서 보드에 올라탔다. 이번에도 실패했지만, 충분히 재밌었다. 1시간 동안 힘을 다 쓰니 아쉬운 것도 없었다. 1시간에 4만 원,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만약에 자유서핑을 타고 오지 않았으면 더 아쉬웠을 것 같다.

웨이브파크 준비물 팁

  • 수건 챙겨 오기 (일반타월 1000원, 비치타월 5000원) 실내체육시 설어서 그런가, 타월이 없었다.
  • 비닐봉지는 탈의실에 있었다.
  • 아쿠아슈즈는 한여름에는 필요할 것 같은데, 바닥이 엄청 따가운 정도는 아니어서 굳이 안 가져와도 될 듯
  • 자율 보관함이 있어서 물품 보관 가능!(무료)(도난 걱정 없는 한국이 좋다)
  • 핸드폰 방수팩도 필요 없었다. (서핑할 때 가지고 타는 게 더 위험하고, 자율 보관대에 보관 가능)
  • 샴푸, 바디워시, 에멀션, 바디로션은 샤워실에 있었다.
  • 개인 화장품, 컨디셔너(트리트먼트) 챙기기
  • 물 챙기기
  • 서핑 끝나고 9월이어서 바람이 차가웠다. 밥 먹을 때 조금 추웠어서, 비치 타월 가져오기 추천
  • 선크림 필수
  • 썬베드 23000원, 카바나 13만 원, 추가 베이 자유 서핑 4만 원, 리프 자유 서핑 5만 원
  • 추가 베이 초급/중급 레슨 7만 원, 추가 리프 레벨업 레슨 8만 원
  • 입장권 대인 4만 원, 소인 32000원, 베이 자유서핑 8만 원, 베이 레슨 10만 원
  • 리프 레벨업 레슨 11만 원, 리프 자유 서핑 8만 원
  • 서프존 10:00~18:00
  • 서프하우스 09:00~19:00
  • 탈의실 드라이기 제품: 블라스터 프로
  • 파도 세기 찾아 보기

웨이브파크

마무리

12시~5시까지 열심히 놀았던 하루

정말 놀기 좋은 날씨여서 하늘이 도운 날

맑은 물에 한 없이 놀 수 있어서 좋은 날

수많은 엉덩방아로 아픈 고관절과 발꿈치

나른함

웨이브파크에서 나와서 사 먹은 게토레이 맛

버텨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

버텨야 재밌는 걸 할 수 있다.

해외에 놀러 온 것 같은, 제주도 애월 해변 같은 맑은 물

멋지게 서핑하는 사람들

후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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